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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iness/미주알고주알

이유 있는 선택이라면 충분히 괜찮아

한때는 어느 한 곳에 소속되어 일을 하는게 부러울 때가 있었다. 그래서 입사를 해서 일을 하다보니 퇴근을 하고나면 일 생각을 안할 수 있는 직업이 부러워졌고, 정기적인 스케줄이 있는 직업을 찾아 왔더니 다른 회사의 복지가 부러워졌다. 사람의 욕심은 이런것마저 계속 부러움의 대상이 생길정도로 끝도 없는 것인가보다. 같은 직장인인데도 연봉을 훨씬 많이 받거나, 재택을 하고 있거나, 일이 많이 없는 날은 조기퇴근을 시켜주거나, 명절마다 떡값을 엄청나게 받는다거나, 인센을 몇백프로씩 받는걸보면 그새 또 부러워진다.

그러나 내가 쉽게 이직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너무 명확하다. 저 부러움들에도 내가 계속 이곳을 고집하는 이유. 도어 투 도어로 15분 거리에 살고있고 이렇게 지금처럼 일이 많이 없으면 내 시간을 내가 알아서 쓸 수 있기 때문에...! 보통 하루에 책읽고 글쓰는 시간을 회사 일과시간에 모두 해결한다 :) 물론 이 시간에 유투브를 보거나, 동료들과 카페에 가서 수다를 떨거나, 게임을 할 수도 있다. 난 그 대신에 책읽고 글쓰는 걸 선택한거고.

모두가 그 나름대로의 정답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누가 누구에게 뭐라할 수 있을까.
오늘 같은 파트 신입이 퇴사를 한다는 얘길 들었다. 예전같았으면 너무 놀라고 왜 나가냐며 궁금해하고 아쉬워하고, 또 혹시나 다른사람들에게 영향이 가진 않을까 걱정했을 나인데, 뭔가 오늘은 아 그럴만한 사정이 있겠구나 싶었다. 입사도, 근속도, 퇴사도 모두 결국은 본인의 선택인거니까. 나도 내 인생의 선택들에 있어서 100% 올바른 결정만 내리는 것이 아닌데 뭐. 이게 그 사람에겐 최선의 선택이었겠거니 생각하니 마음이 엄청나게 편했다.

나름 이 곳에서 장기근속하는 동안 사람들을 여럿 보내고 있는데 (ㅋㅋ) 그러면서 내 마음도 점점 단단해지는 것 같다. 있을 때는 최선을 다해 잘해주고 보낼 때는 그만큼 미련없이 보내줄 수 있는 (가끔은 절절하게 매달릴 인연들도 있겠지마는) 그런 단단한 사람이 되고싶다.


호랑이는 조는걸 선택했나보다 :) ㅋㅋㅋ